스위스에서 태어난 장 피아제는 인지 발달 및 어린이의 지식 습득 방법에 대한 연구를 이끈 인물인데요. 그는 생물학과 심리학을 통합해 기본적인 학습 이론을 세웠고, 그 이론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장 피아제
장 피아제는 스위스의 심리학자, 논리학자, 제네바 대학 교수였습니다. 그는 지적 활동에 대한 심리학적 이론에서 많은 공헌을 하였는데, 아동심리에 대해서 특히 깊은 조예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의 심리학적-논리학적 구상은 발생적, 역사적, 비판적으로 지식을 분석하는 것이며, 그럼으로써 주관이 대상에 대해서 갖는 지식의 발전은 그 지식을 단단하고 확고하게 하여, 일정한 불변적인 것이 되어 가는데, 이렇게 되는 것은 지식이 대상 및 대상의 여러 성질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피아제는 어렸을 때 생물학과 자연에 흥미를 느꼇고 처음에는 인식론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뇌샤텔대학교에서 동물학과 철학을 공부했습니다.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피아제는 곧 스위스 취리히대학교로 가서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동시대 학자로 유명한 카를 융과 유명한 정신 질환 전문가 오이겐 블로일러 밑에서 일했습니다. 1920년 피아제는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들을 도울 방법을 조사하고자 프랑스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파리 소재 실험교육학 연구실인 알프레드 비네 연구소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1905년 알프레드 비네와 테오도르 시몽은 나이가 같은 아이들이 추론할 때 비슷한 오류를 저지르는지 알아보기 위해 초기 표준화 지능 검사(비네-시몽 검사)를 개발했습니다. 피아제는 이런 읽기 검사를 실시하다가, 실제로 오류에 패턴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오류를 일으키는 논리적 원인에 더 큰 관심을 가진 피아제는 아이들에게 특정한 대답을 하게 된 추론 과정을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피아제는 연구를 통해 아이들이 논리적으로 추론하여 결론을 얻기는 하지만 정확한 답을 내놓기에는 지식과 이해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아이들은 그런 상황에서 상상력을 동원해 지식의 결함을 채우고 현실을 재창조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로써 피아제는 성인의 사고와 어린이의 사고가 나타내는 중요한 차이점과 인간의 논리적 추론이 어떻게 발달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피아제는 아이들이 계속해서 어떻게 추론하는지 연구했는데요. 1921년에 그는 비네와 시몽이 개발한 방법을 기반으로, 과학적으로 접근하려 했던 연구를 출판했습니다. 자신의 아이 셋을 포함해 아이들을 유아기부터 관찰하고, 아이들에게 인터뷰를 실시하는 자연적 접근법도 활용했습니다. 이런 관찰을 바탕으로 그는 아이들이 ‘발생적 인식론(genetic epistemology)’을 어떻게 발달시켜 나가는지 설명하는 이론들을 세웠습니다.
피아제는 지식을 습득하는 주요 영역을 아래처럼 세 가지로 구분했습니다.
1. 물리적 물체에 관한 지식(물리적 지식)
2. 추상적 개념에 관한 지식(논리-수학적 지식)
3. 문화에 따라 특정되는 개념에 관한 지식(사회-임의적 지식)
피아제의 인지 발달 단계
피아제는 지능은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아이들이 감각운동기, 전조작기, 구체적 조작기, 형식적 조작기라는 4단계 발달 과정을 겪으며 세상에 관한 지식을 습득한다고 믿었습니다.
단계 | 나이 | 특징 |
감각운동기 | 0-2세 | 이 시기 아이들은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학습하고, 주로 감각을 사용해서 배운다. 인과관계를 이해하기 시작하고, 대상 영속성(물체를 볼 수 없더라고 여전히 존재한다는 생각이)이 발달하기 시작한다. |
전조작기 | 2-7세 | 이 시기 아이들은 언어와 상징을 사용하기 시작하며, 여전히 자기 중심적이고 주로 자기 자신의 욕구에만 초점을 맞춘다. 보존 개념(물체의 형태나 배열이 바뀌더라도 그 용량이나 가치가 똑같을 수 있음을 아는 것)을 이해하면 이 시기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
구체적 조작기 |
7-11세 | 이 시기 아이들은 보존 개념을 이해할 수 있고, 인과관계에 대한 이해도가 발달한다. |
형식적 조작기 |
12세 이상 | 이 시기 아이들은 추상적인 사고를 발휘할 수 있어서 가설을 세우고 적용하며 연역 추리를 사용할 수 있다. |
피아제의 아동 인지 발달 이론은 우리가 생물학적으로 성숙하면서 이런 단계를 거쳐 발달한다고 제시하는데요. 모든 아이가 이 같은 순서로 단계를 밟아가지만, 각 단계를 습득해야 하는 절대적 연령을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인지 발달에는 문화, 환경과의 상호작용, 생물학적 성숙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어떤 아이들은 발달의 마지막 단계까지 완전하게 도달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도식
피아제는 신생아가 유전적으로 지니고 있는, 즉 습득한 생득적 행동을 할 수 있는 기본적 정신 구조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도식이라고 하는 작은 정보 꾸러미를 만드는데요. 피아제는 도식을 “핵심 의미에 따라 밀접하게 상호 연결되고 좌우되는 성분 행위로 구성된 응집력이 있고 반복할 수 있는 행위 계열”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상황을 경험할 때 조직, 적응, 동화, 조절이라는 과정을 사용해 끊임없이 도식을 적용합니다.
조직이란 기존 도식을 결합하여 좀 더 정교한 행동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의미하는데요. 아기들은 발달하면서 장난감을 움직이는 행동 등으로 자신이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고, 이 정보를 사용해 좀 더 복잡하게 도식을 적용하여 먹을 음식을 붙잡으려고 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면서 이를 기존 도식과 동화하고 주변 세상에 대한 이해를 키우게 됩니다. 새로운 정보가 개인이 지니고 있는 현재 모형과 모순되면 불균형을 경험하기도 하고, 새롭고 상충하는 정보를 조절하려 애쓰다 방향 감각을 잃기도 하죠.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게 되면서 우리는 다시 균형감을 느끼고 현실 모형은 평형을 되찾습니다. 도식은 물체와도 관련될 수 있지만 경험과도 관련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드어 우리는 영화관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도식을 갖고 있으며, 이는 아마도 파티에서 행동하는 방식에 대한 도식과는 크게 다르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이론에 맞는 아이들의 행동을 보곤 합니다. 난생처음 박쥐를 본 아이는 박쥐를 가리켜 새라고 할 것입니다. 그 아이는 자기 경험을 새라는 도식에 동화한 것이죠. 그럼 성인이 아이에게 “아니, 이건 새가 아니라 박쥐야”라고 말하면 아이는 불균형을 경험하게 됩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새의 도식이 틀렸거나 불완전하다고 느끼는 것이죠. 아이는 이 새로운 정보를 조절해 몸이 털이나 깃털로 덮여 있지 않고, 부리가 없는 점 등 박쥐의 새와 차별화되는 뚜렷한 특징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러면 이제 아이는 박쥐를 알아보는 법을 알게 되고, 다시 균형 상태에 이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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