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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뇌 구조와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뇌 스캔 기법’

by 7hinking 2024. 4. 8.

인류는 예로부터 뇌와 뇌수술을 연구했는데요. 두개골에 구멍을 뚫어 뇌를 노출한 천공의 흔적을 석기시대부터 발견할 수 있는데, 이를 가장 오래된 신경 수술의 형태로 보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술은 지금도 시행되지만 지금은 ‘개두술(craniotomy)’이라는 용어로 더 널리 알려져 있으며 아주 정교한 뇌 영상법을 실시한 후에만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뇌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법은 엄청난 발전을 의미합니다.

 

개두술은 두개골을 절개하여 뇌를 노출시킨 상태에서 진행하는 수술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혹은 진단을 위해 뇌조직의 일부를 얻기 위해 두개골 절개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두개골 절개술은 두개골을 절개하고 수술을 시행한 뒤 잘라낸 피판을 다시 고정시키는데 반해 개두술은 뇌가 부어 생긴 압력을 줄이기 위해 두개골을 광범위하게 절제 후 다시 고정시키지 않아서, 두개내 압력을 경감시켜주는 수술입니다. 두개골 절개술을 할 예정으로 수술을 시작하였으나, 뇌 내의 병변으로 인해 수술 중 두개내 압력이 상승할 시에는 두개골 절제술로 변경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절개하는 부위에 따라 전두부 개두술, 두정부 개두술, 측두부 개두술, 후두부 개두술로 나뉩니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오랫동안 우리는 사람이 죽은 다음에야 뇌의 내부 구조를 관찰할 수 있었으므로 살아 있는 뇌를 연구하기는 불가능했었습니다. 그 이후로 뇌에 대한 이해와 함께 수술하지 않고 뇌를 연구하는 방법도 크게 발전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살아 있는 사람의 뇌 구조와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뇌 영상 기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뇌파검사(EEG)

사용하기 쉽고 비교적 비용이 낮아서 가장 손쉽게 뇌 활동을 연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뇌파검사(EEG)는 두피의 전기 활동을 기록하고 이를 모니터로 표시해 뇌 표면의 활동을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뇌파검사는 뇌의 전기 활동을 측정하는 것인데요. 뇌파검사는 뇌 구조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뇌의 활동 변화를 보여주므로 뇌전증, 수면 장애, 뇌 손상, 나아가 종양 같은 상태를 진단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 단층촬영(CT 스캔)

컴퓨터 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 스캔은 1971년 전기공학자 고드프리 하운스필드(Godfrey Hounsfield)가 처음으로 소개한 방법으로 하운스필드는 CT 스캔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CT 스캔은 엑스레이와 컴퓨터를 사용해 신체 내부를 자세하게 영상으로 나타내는데요. 회전하는 튜브가 엑스레이를 좁은 빔의 형태로 전달하고, 이런 엑스레이는 서로 다른 수많은 밀도를 탐지해 상세한 3차원 영상을 만들어 냅니다. CT 스캔은 뇌 활동을 보여줄 수는 없지만 뼈와 조직에 생긴 손상과 혈류 문제를 식별할 수 있습니다.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에이드리언 레인(Adrian Raine)이 살인자들의 뇌를 연구할 때 사용했던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 스캔은 뇌 안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관찰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PET 스캔을 받을 사람은 ‘추적자(tracer)’라고 하는 약한 방사성 물질을 마시거나 주사로 주입받는데요. 추적자는 활동하면서 혈류가 증가하는 뇌 영역에 모이고, 분해되면서 수신기로 검출할 수 있는 감마선을 방출합니다. PET 스캔은 종양을 찾아내는 데 사용하는데, 종양이 생긴 부위에는 혈류량이 증가하고, PET 스캔으로 이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PET 스캔은 다른 영상 기법에 비해 구조적 상세함이 부족하고 특정 시간의 뇌 활동을 특정할 수 없으며 일정한 기간에 걸친 활동을 포착합니다. 그 결과, 뇌 활동에 관한 세부 정보가 필요할 때는 PET 스캔 대신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자기공명영상법(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은 환자를 거대한 자석 내부에 넣는 방법인데요. 자석의 힘으로 인체의 원자 안에서 발견되는 양전하를 띤 양성자가 자기장의 방향에 따라 배열하게 하는데, 자기장을 끄면 양성자가 전자기파를 방출하면서 원래 위치로 돌아갑니다. 이때 스캐너가 전자기파를 감지해서 영상화하는데, 인체 각 조직의 양성자마다 원래 위치로 돌아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르므로 뇌의 다양한 구조물들을 볼 수 있습니다.

 

MRI는 CT 및 PET 스캔과 달리 영상을 생성하는 데 방사선원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체내에 인공심박조율기나 금속 구조물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또한 MRI는 뇌 구조를 스냅 사진으로 보여줄 뿐, 뇌 활동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기능성 자기공명영상법(fMRI)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fMRI 스캔은 혈류를 사용하여 뇌 활동을 관찰하는데요. 적혈구는 몸과 뇌의 세포에 산소를 전달하는데, 적혈구 속에는 헤모글로빈이 있고, 헤모글로빈은 산소를 운반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자기 특성이 달라지므로, 적혈구가 운반하던 산소를 세포에 전달하고 나면 자기 특성이 변하게 됩니다. 뇌의 영역이 활발하게 작용할 때는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고, fMRI 스캔은 헤모글로빈의 자그 특성 변화를 알아내 이러한 산소 전달을 감지합니다.

 

fMRI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겉보기에 식물인간 상태여서 달리 외부 세계와 소통할 방법이 없는 환자들과 소통하는 데 많이 사용됩니다. 질문을 받은 환자는 fMRI로 감지할 수 있는 특정한 방법으로 뇌를 활성화해서 ‘예’ 또는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환자에게 통증을 느껴서 약물 치료가 필요한지, 어떤 음악을 듣고 싶은지 물어볼 수 있고, 의식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의사들은 환자가 의식이 있으며 자기들을 알아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환자를 사랑하는 가족들이 좀 더 열성적으로 면회를 오고 환자와 교류하게 된다고 보고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놀라울 만큼 환자의 삶과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