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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마음챙김’ - 명상과 다른 점

by 7hinking 2024. 4. 5.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현재 자기가 느끼는 기분이나 감각에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채 하루 하루를 정신없이 보내곤 하는데요. 흘러가는 하루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정신을 빼앗긴 나머지 우리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나쳐 버리기 쉽상입니다. 마음챙김은 그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각을 의식적으로 인식하는 습관입니다.

 


마음챙김과 명상

마음챙김과 명상은 서로 대체할 수 있는 단어로 쓰일 때가 많지만, 사실 명상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고, 마음챙김은 명상 수련법과 몇 가지 유사점도 있지만 다른 여러 측면에서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마음챙김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언제든지 개발하고 수련할 수 있지만, 명상은 바쁜 하루 속에서 일정한 시간을 할애해서 수행해야 하는 수련입니다.

 

메사추세츠 의과대학교 산하 의학, 의료 및 사회 마음챙김 센터를 설립한 존 카밧진(John Kabat-Zinn)은 마음챙김을 “현재 순간에 의도해서 판단하지 않은 채 주의를 기울일 때 생겨나는 알아차림으로 자기 이해와 지혜를 키우기 위해 사용”한다고 정의합니다.

 

명상이 좀 더 내적으로 마음에 초점을 맞춘다면, 마음챙김은 외부 환경과 감각에도 초점을 맞추도록 격려합니다. 즉 외부 환경에 마음을 닫기보다는 외부의 영향을 받아들이고 인식하는 건데요. 마음챙김은 고요한 방이나 공원, 또는 조용한 호숫가 등 어디에서라도 실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마음챙김은 명상 수련을 포함할 수도 있지만,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걷기, 식사, 샤워 등 어떤 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게 마음챙김입니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의식적으로 인식하고, 현재에 초점을 맞추면서 스스로의 감각을 인식한다면, 마음챙김 원리에 따라서 활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반대로 명상은 동시에 다른 어떠한 활동도 하지 않으면서 격식에 따라 몰두하는 수련이자 훈련입니다. 따라서 마음챙김과 명상은 여러모로 서로 보완하고 겹치는 활동이지만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챙김은 우리가 경험하는 끊임없는 생각의 흐름에 개입하고 현재에 뿌리를 내리도록 하여 바람직한 정신 건강을 촉진합니다. 불안하거나 감당하기 힘들다고 느낄 때 계속해서 똑 같은 생각을 재평가하고, 불필요한 사고 패턴에 빠지다 보면 생각이 계속 제자리를 맴돌게 되는데요. 마음챙김 수련을 하면 이러한 상황에서 사고 패턴을 인식하고 인정할 수 있고, 동시에 그런 사고 패턴에서 벗어나 마음을 쉴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의 정신 상태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챙김을 이용할 수 있지만, 불안이나 스트레스 같은 상태를 치료하는 데도 효과가 있습니다. 영국 국립 보건임상연구소(NICE)는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우울증 치료에 마음챙김 수련을 추천했습니다.


마음챙김 수련법

좀 더 공식적인 치료법과 마음챙김을 함께 적용하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어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MBCT; 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는 인지행동치료(CBT; Cognitive Behavioural Therapy)에 사용하는 기존 기법들을 마음챙김과 통합한 치료법입니다. 전통적으로 인지행동치료는 사람들이 하는 비현실적인 사고와 신념, 즉 생각의 내용을 수정하려는 것인데,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 역시 사고와 관련된 과정을 바꾸는 행위입니다.

 

이 기법은 효과가 증명됐는데요. 예를 들어 티즈데일과 연구진은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가 반복적으로 우울증이 재발하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우울증이 재발한 환자 145명을 평소와 같은 치료를 받는 집단과 평소와 같은 치료를 받고 추가로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를 여덟 차례 시행하는 집단에 임의로 배정했는데요. 이후 60주에 걸쳐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평가한 결과,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가 3회 이상 우울증을 경험한 환자들에게 재발의 위험을 상당히 줄였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수련

시작하기가 무척 쉽다는 점이 마음챙김 수련의 큰 매력인데요. 마음챙김 수련은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일단 발부터 시작해 발이 바닥에 닿는 느낌이나 양말의 소재가 발에 닿는 촉감에 집중해 보세요. 몇 초 동안 이 감각에 집중한 다음 서서히 의식을 몸 전체로 옮겨 긴장감이 느껴지는 부위나 피부의 온도, 찬바람이나 산들바람이 머리카락을 스치는 느낌에 주목해보세요. 이 때 거슬리는 소리가 들린다면 몇 초 동안 그 소리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였다가 다시 몸에 주의를 돌립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생각에 정신이 팔린다면 잠시 그 생각을 하다가 다시 초점을 맞출 부분으로 돌아오는 식이죠.

 

마음챙김의 목표는 바람직하지 않은 생각을 뿌리 뽑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생각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되, 연연하지 않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는 과거의 사건에 집착할 때나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불안감을 느낄 때 특히 유용합니다.

 

접근 가능성은 마음챙김의 매력 중 하나인데요. 무슨 일을 하고 있든, 이런 방법으로 마음챙김 수련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거지를 하는 중이라면 물의 온도와 그릇이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챙김으로 진짜 효과를 얻으려면 정기적으로 수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매일, 또는 일주일에 며칠은 따로 시간을 정해 조용히 앉아서 생각을 통제하는 수련을 하면서 좀 더 격식을 지켜 마음챙김 명상을 수행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