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심리학은 미국의 심리학자 와트슨 등이 제창한 하나의 심리학 입장인데요. 그때까지 요소적인 심리학 또는 정신분석학적인 심리학, 심리학을 인간의 내성이나 요소에 의해서 파악해 나가려는 입장에 대해서 오히려 내성보다는 표면에 나타난 행동을 관찰하고 해석함으로써 심리현상을 파악해 나가려는 입장이며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는 가장 대조적인 과학주의 심리학입니다.
행동주의는 프로이트로 대변되는 정신분석(psychoanalysis) 또는 정신역동(psychodynamics)을 비판하며 등장한 심리학에 대한 과학적 접근 방법입니다. 행동주의에서는 이전의 흐름과는 달리 철저하게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하고자 하였는데요. 이때의 과학적 접근은 눈으로 관찰 가능한 행동만을 심리학의 연구 대상으로 한정하고 이를 통해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20세기 초중반을 주름잡던 행동주의는 당시 사회과학 대부분의 학제들이 그렇듯이 (그리고 당시 철학적 흐름이 그랬듯이) 경험적이고 실증적인 과학성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심리학이 추상적이고 사변적으로 흘러가려는 것을 경계했고, 무의식처럼 관찰될 수 없는 것은 연구의 주제도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행동주의자들은 심리학을 정신 역동 이론보다 좀 더 순수하고 주관적인 과학으로 되돌리려 했습니다. 행동주의 접근법의 창시자인 존 왓슨(John B. Watson)은 "행동주의자는 과학의 시험관에서 의식을 찾을 수 없다."라고 말했는데요. 행동주의자들은 원인과 결과를 측정하는 데 초점을 두어 실험 대상이 처한 환경에서 자극을 바꾸고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반응만 측정합니다. 그러나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과정이 나 인지는 설명하려 하지 않습니다.
비교심리학
행동주의자들은 인간과 인간이 아닌 동물들이 아주 유사한 방식으로 학습하므로 동물을 연구함으로써 인간 행동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예를 들어 파블로프가 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고전적 조건 형성 연구나 스키너가 비둘기와 쥐를 대상으로 보상과 처벌의 효과를 연구한 실험에서 볼 수 있듯이 유명한 행동주의 연구에서는 동물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스키너 같은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퍼즐 상자를 사용해 쥐 같은 동물의 학습을 체계적으로 조사했습니다.
이런 종류의 연구를 시작한 사람은 에드워드 손다이크(Edward Thorndike)였습니다. 그는 퍼즐 상자를 사용해서 동물의 학습을 연구했는데요, 여기서 동물은 손잡이를 당겨야 상자에서 탈출해 음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손다이크는 동물, 주로 고양이가 손잡이의 목적을 알아내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관찰했는데요. 그는 퍼즐 상자로 같은 동물을 계속 반복해 검사했고, 시행할 때마다 시간을 기록하면서 여러 차례 거듭함에 따라 시간 기록이 어떻게 향상되는지 살펴봤습니다. 이렇게 관찰하면서 손다이크는 행동이 반복될지 그렇지 않을지의 여부는 행동이 초래하는 효과에 따라 달라진다는 ‘효과 법칙’을 세웠는데요. 음식을 얻는 경우처럼 결과가 즐겁다면 행동은 반복될 것이고, 결과가 즐겁지 않다면 행동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법칙입니다.
“신체 건강한 유아 열두 명을 내게 주고 내가 정한 세상에서 키울 수 있게 한다면, 그중에서 누구를 무작위로 고르든 간에 그 아이의 재능, 취향, 성향, 능력, 소명 의식, 조상의 인종에 상관없이 의사, 변호사, 상인 등 내가 선택한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도록, 심지어 거지와 도둑이 되게 훈련할 수도 있다.” ― 존 왓슨(1924)
빈 서판
행동주의자들은 인간이 심리적으로 텅 빈 서판(blank slate) 같은 상태로 태어나고, 경험을 하면서 그 서판이 채워진다고 가정합니다. 따라서 우리 행동은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환경과 상호작용하여, 주로 ‘조건 형성’이라는 과정을 통해 학습된다고 보게 되는 것인데요. 이 접근법이 주장하는 학설이 바로 환경이 우리 행동을 결정한다고 믿는 ‘환경 결정론’입니다. 만약 우리 통제를 벗어난 요인이 우리 행동을 결정한다고 가정하면 어디까지가 개인의 책임인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1924년에 존 왓슨은 행동을 매우 엄격하게 보는 이 관점을 소개했고 이를 가리켜 ‘방법론적 행동주의’라고 합니다. 1930년대에는 B. F. 스키너(B. F. Skinner)가 ‘급진적 행동주의’를 소개했는데요. 급진적 행동주의는 직접 관찰할 수 없고 분석할 수 없는 정서가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또한 스키너는 우리가 단순히 자극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조작(operants)’이라는 요인이 반응에 영향을 미치고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작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경험하는 보상일 수도 있고 처벌일 수도 있습니다.
비판
심리학의 접근법은 환원론이라고 비판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인간 행동이라는 대단히 복잡한 현상을 다른 요소들을 무시한 채 하나의 규칙이나 이론으로 축소한다는 의미인데요 하지만 행동주의처럼 과학적이고 경험적인 방식으로 행동을 연구하려는 심리학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변인이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반복 검사를 통한 설명으로 그 타당성을 조사하려면 그 변인에만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스키너의 급진적 행동주의는 그런 불균형을 어느 정도 바로잡으려 노력했습니다.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행동주의 심리학은 경험을 통한 학습과 아동기에 공포증이 생기는 과정, 이후 성인기에 공포증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현재 행동주의 심리학의 내용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행동을 장려하고 직장에서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에도 일상적으로 사용되며, 심지어 소셜 미디어에서 계속해서 ‘좋아요’ 버튼을 클릭하도록 하는 데까지, 효율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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