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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던거

택배 송장번호의 비밀: 11자리씩 늘어나고 끝자리는 6 다음에 0이 된다?

by 7hinking 2025. 9. 25.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택배 송장번호에 익숙하실 텐데요. 무심코 지나쳤던 이 숫자 배열에 혹시 특별한 규칙이 있다는 생각, 해보셨나요?

 

저는 최근에 업무상 대량의 택배 송장번호를 조회하다가 택배 송장번호가 11자리씩 늘어나고, 끝자리는 6 다음에 0이 되는 흥미로운 관찰을 했는데요. 그래서 이 패턴이 다 동일하게 반복되나 한 번 알아봤는데. 과연 이 이야기는 사실일까요? 오늘 블로그 포스팅에서는 택배 송장번호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송장번호는 모두 같은 12자리 일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모든 택배사의 송장번호가 12자리인 것은 아닙니다. 국내 주요 택배사들의 송장번호 자릿수는 다음과 같이 다양합니다.

 

 

● 12자리 : 롯데택배, 한진택배, CU편의점택배 등

● 11자리 : 로젠택배, 천일택배 등

● 13자리 : 우체국택배, 대신택배 등

● 10자리 : 건영택배 등

 

이처럼 택배사마다 사용하는 송장번호의 체계와 자릿수가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송장번호는 12자리'라는 전제는 사실과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송장번호 숫자는 '11'씩 늘어나고, 끝자리는 '6' 다음에는 '0'이 된다.

 

제가 대량의 송장을 조회할 때 끝에 2자리가 11씩 늘어나고, 끝자리가 6에서 0이되는 택배사는 CJ 대한통운이었는데요. 그래서 궁금증이 생겨 지금 이 블로그 포스팅을 하고 있죠.^^;

 

그렇다면 특정 택배사에서는 송장번호가 11씩 늘어나고, 끝자리가 6에서 0으로 바뀌는 규칙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검색해보니 이 역시 사실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하네요. 만약 송장번호가 단순한 등차수열(예: 11씩 증가)로 이루어진다면, 다음 번호를 너무 쉽게 예측할 수 있어 보안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제가 발견하고 궁금증이 생긴 특정 패턴은 아마도 택배사가 특정 지역이나 대형 판매업체에 송장번호를 구간별로 대량 할당하면서 발생한 현상일 수 있다고 해요. 저의 경우에는 아마도 CJ대한통운을 메인 택배사로 이용하는 저의 거래처가 송장번호를 구간별로 대량 할당받은 경우였을텐데요.

 

예를 들어, 한 판매자에게 1,000,000번부터 1,000,500번까지의 송장번호를 미리 부여하고, 다른 판매자에게는 1,000,511번부터 새로운 구간을 할당하는 식입니다. 이 경우, 한 판매자의 주문 건들을 연달아 조회하면 마치 특정 숫자만큼 건너뛰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하네요.

 

송장번호 끝자리의 비밀 : 체크디지트 (Check Digit)

 

그렇다면 왜 송장번호의 마지막 자리는 0부터 9까지 순서대로 증가하지 않고, 때로는 6 다음에 0처럼 예측 불가능하게 변하는 것일까요? 그 비밀은 바로 '체크 디지트(Check Digit)' 또는 '확인 숫자'에 있다고 합니다.

 

 

체크 디지트란, 송장번호의 맨 마지막 자리 숫자로, 나머지 앞선 숫자들의 조합이 유효한지를 검증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마지막 자리를 제외한 앞부분의 숫자들을 특정한 수학적 공식(알고리즘)에 대입하여 계산된 결과값이 바로 마지막 자리 숫자가 되는 것입니다.

 

쉽게 비유해 볼까요?

 

우리가 시험을 보고 OMR 카드에 답을 마킹할 때, 모든 답안을 제대로 표시했는지 확인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체크 디지트는 송장번호라는 긴 답안지의 마지막 '검산' 문제인 셈입니다.

 

이러한 체크 디지트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오류 방지 : 사람이 송장번호를 수동으로 입력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오타나 실수를 즉시 걸러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3'을 '8'로 잘못 입력하면 체크 디지트 계산 결과가 달라지므로, 시스템에서 유효하지 않은 번호임을 바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 데이터 무결성 확보: 바코드 스캐너가 송장번호를 읽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오류를 감지하고 데이터의 정확성을 보장합니다.

 

체크 디지트를 계산하는 방식은 택배사마다 다르며, 신용카드 번호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룬 알고리즘(Luhn algorithm)'과 유사한 모듈러 연산(나머지 값을 구하는 연산)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이 복잡한 계산 과정 때문에 마지막 자리 숫자가 단순하게 1씩 증가하지 않고, 때로는 큰 폭으로 건너뛰거나 불규칙적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6' 다음에 '0'이 오는 현상도 앞선 숫자들의 조합이 특정 계산식을 거친 결과일 뿐, 특별한 규칙은 아닌 셈입니다.


 

오늘 저는 택배 송장번호에 대한 궁금증을 함께 풀어보았습니다. 정리하자면, "송장번호가 11자리씩 늘어나고 끝자리가 6에서 0이 된다"는 것은 일반적인 규칙이 아니며, 우리가 관찰한 패턴은 우연이거나 번호 할당 방식, 그리고 '체크 디지트'라는 오류 검증 시스템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택배를 기다리며 송장번호를 조회할 때, 이 숫자들에 숨겨진 데이터 처리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위한 약속을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무심코 지나쳤던 숫자들이 새롭게 보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