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로쓰기] “어, 나 아는 척하네?” vs “모르면서 아는 척하지 마!” … ‘아는 척’과 ‘알은척’의 미묘한 차이

오늘은 우리가 일상 대화에서 자주 헷갈리는 두 표현, '아는 척'과 '알은척'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최근 드라마를 보다가 자막이 나오는데 '알은척'이라고 표시되는데, '아는 척'이라고 해야하지 않나 생각되어 검색을 해봤더니, 둘이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놀랐던 경험이 있었거든요.

 

비슷해 보이지만 의미와 쓰임새가 전혀 다른 두 단어!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아두고 센스 있는 우리말 사용자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척'과 '체'의 의미 : 거짓과 꾸밈

 

먼저 '아는 척'과 '알은척'의 차이를 이해하려면 '척'이라는 말의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척'은 명사로, '-ㄴ/은/는 척하다'의 형태로 쓰여 앞선 내용의 행동이나 상태를 거짓으로 꾸밈을 나타냅니다. '체'와 바꿔 쓸 수도 있죠.

 

 

예를 들어 "잘난 체하다"와 "잘난 척하다"는 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아는 척' : 모르면서 아는 것처럼

 

‘아는 척’은 말 그대로 ‘알지 못하면서 아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지식이나 정보에 대해 잘 모르면서 허세를 부리거나, 대화에 끼어들기 위해 아는 것처럼 꾸밀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이럴 때 사용해요!

 

→ "그는 내가 모르는 전문 용어를 써가며 아는 척을 했다." (실제로는 잘 모르면서 아는 것처럼 꾸몄다는 의미)

→ "어설프게 아는 척하다가 망신만 당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하다가 창피를 봤다는 의미)

→ "그 문제에 대해서는 조용히 있는 게 나아. 괜히 아는 척하지 말고." (모르는 사실에 대해 아는 것처럼 나서지 말라는 충고)

 

 

‘아는 척’은 부정적인 뉘앙스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상대방의 허세를 꼬집거나 비판할 때 주로 등장합니다.

 

'알은척' : 반가운 만남의 표시

 

반면 ‘알은척’은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알은척하다’는 동사로 두 가지 뜻을 가집니다.

 

▶ 사람을 보고 아는 체하며 인사하거나 관심을 보일 때

▶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 듯한 태도를 보일 때

 

일상생활에서는 주로 첫 번째 의미, 즉 누군가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행위를 표현할 때 사용됩니다.

 

이럴 때 사용해요!

 

→ "길을 가는데 옛 친구가 먼저 알은척을 해왔다."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는 의미)

→ "유명해지니 길에서 알은척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고 인사를 하거나 말을 건다는 의미)

→ "그는 나를 보고도 못 본 체하며 알은척도 하지 않았다." (나를 알면서도 모르는 척,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서운함의 표현)

 

 

‘알은척’은 사람 사이의 관계와 소통에 관한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상황을 묘사할 때 사용됩니다.

 

'아는 척' VS '알은척' : 결정적 차이점과 띄어쓰기

 

구분	아는 척하다	알은척하다
의미	알지 못하면서 아는 것처럼 꾸미다.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등 아는 체를 하다.
상황	지식, 정보에 대한 허세 (부정적)	만남, 인사에 대한 반응 (중립적, 긍정적)
띄어쓰기	아는 띄고 척하다 (관형사+의존명사)	알은척하다 (한 단어로 굳어진 동사)

 

가장 큰 차이점은 ‘앎’의 대상이 지식이냐, 사람이냐에 있습니다. ‘아는 척’은 지식에 대한 거짓된 태도를, ‘알은척’은 사람에 대한 반가운 표시를 의미합니다.

 

또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알은척하다’는 하나의 단어로 등재되어 있어 붙여 써야 합니다. 반면 ‘아는 척하다’는 ‘알다’의 관형사형 ‘아는’과 의존명사 ‘척’이 결합한 구이므로 ‘아는 척하다’와 같이 띄어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오늘의 핵심 정리!

 

★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꾸밀 때는? → “아는 척하지 마!”

★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반갑게 인사할 때는? → “친구가 먼저 알은척했다.”

 

이제 ‘아는 척’과 ‘알은척’의 차이가 확실히 이해되셨나요? 우리말은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깊이가 있습니다. 오늘 배운 내용을 잘 기억하셔서 일상 대화에서 정확하고 센스있게 사용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