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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던거

"가던지 말던지"는 틀린 말? ‘-든’과 ‘-던’ 1초 구별법! 헷갈리는 맞춤법 정리

by 7hinking 2025. 7. 2.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우리말이지만, 막상 글로 쓰려고 하면 ‘이게 맞나?’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표현들이 있습니다. 특히 메시지를 보내거나 보고서를 쓸 때, 사소한 맞춤법 하나가 글 전체의 인상을 좌우할까 봐 조심스러워지곤 하죠.

 

그중에서도 ‘-든’과 ‘-던’은 많은 분이 가장 헷갈려 하는 단골손님입니다. “가던지 말던지 마음대로 해”라고 써야 할지, “가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라고 써야 할지 몰라 손가락이 멈칫했던 경험, 다들 있으시죠?

 

 

오늘은 이 지긋지긋한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든’과 ‘-던’이 각각 어떤 상황에서 쓰이는지 명확하게 알아보고, 다시는 헷갈리지 않을 1초 구별법까지 확실하게 알려드릴게요!

 

'든' vs '-던', 선택과 과거를 나누는 두 글자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는 두 글자, ‘-든’과 ‘-던’. 하지만 이 둘은 문장 속에서 완전히 다른 역할을 수행합니다.

 

“밥이든 빵이든”이라는 말과 “어제 먹던 빵”이라는 말이 전혀 다른 의미인 것처럼 말이죠. 이 둘의 차이만 명확히 알아도 우리말 실력이 한 단계 올라갈 수 있습니다.

1. 선택의 귀재, '~든' (또는 '~든지')

 

‘-든’은 한마디로 ‘선택’과 관련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중 어느 것을 선택해도 상관없음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연결 어미입니다. ‘-든지’가 원래 형태이며, ‘-든’은 그것의 준말입니다. 따라서 ‘-든’과 ‘-든지’는 의미 차이 없이 똑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핵심 기능: 나열된 것들 중 어떤 것이든 OK! (Choice & Indifference)

 

‘-든’은 둘 이상의 것을 나열하고 그중 어떤 것을 고르더라도 괜찮다는 ‘선택’의 의미를 가집니다. 또한, 어떤 상황이든 상관없다는 ‘무관함’의 뜻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예시 문장으로 살펴보기]

 

● 사과든 배든 네가 먹고 싶은 걸로 골라.

    (→ 사과와 배,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해도 괜찮아.)

 

가든 말든 네 마음대로 해.

    (→ 가는 것과 가지 않는 것, 어떤 선택을 하든 상관없어.)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우리는 예정대로 출발할 겁니다.

    (→ 비가 오는 상황이든, 눈이 오는 상황이든 관계없이)

 

 

그 사람이 누구든 들어오라고 하세요.

    (→ 그 사람이 A이든 B이든 C이든 상관없이)

 

★ ‘-든’ 확인 비법: ‘-거나’로 바꿔보세요!

‘-든’이 헷갈릴 때는 그 자리에 ‘-거나’를 넣어보면 아주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거나’ 역시 여러 개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든’ 대신 넣었을 때 문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면 ‘-든’이 맞는 표현입니다.

 

◆ 사과거나 배거나 네가 먹고 싶은 걸로 골라. (O, 자연스러움)

 가거나 말거나 네 마음대로 해. (O, 자연스러움)

2. 과거의 이야기꾼, '~던'

 

반면 ‘-던’은 ‘과거’의 일을 돌이켜 생각하며 말할 때 사용됩니다.

과거에 했던 행동이나 겪었던 상태를 설명하는 관형사형 어미입니다. 즉, 명사 앞에서 그 명사가 과거와 관련 있음을 꾸며주는 역할을 합니다.

 

핵심 기능: 과거의 어떤 시점을 회상 (Recollection & Past Tense)

 

‘-던’은 막연한 과거의 어떤 시점에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료되지 않았거나, 과거부터 쭉 이어져 온 상태나 행동을 회상하며 말할 때 사용됩니다.

 

 

[예시 문장으로 살펴보기]

 

이것은 내가 어젯밤 읽던 책이다.

    (→ 어젯밤에 읽는 행위를 했지만 아직 다 끝내지 않은 책)

 

우리가 자주 가던 식당이 문을 닫았다.

    (→ 과거에 자주 갔었던 경험이 있는 식당)

 

그렇게 착하던 그가 변했다니 믿을 수 없어.

    (→ 과거에는 착한 상태였던 그)

 

어릴 적 살던 동네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었다.

    (→ 과거의 특정 기간에 살았던 경험이 있는 동네)

 

‘-던’ 확인 비법: ‘과거 이야기’인지 확인하세요!

 ‘-던’은 과거의 일을 회상하는 것이므로, 문장의 내용이 ‘지난 일’에 대한 것인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어제’, ‘예전에’, ‘어릴 적’과 같은 과거를 나타내는 부사와 함께 쓰일 때가 많아 구별하기가 더욱 쉽습니다. ‘-거나’를 넣었을 때 문장이 어색하다면 정답은 ‘-던’일 확률이 99%입니다.

 

 

어젯밤 읽거나 책이다. (X, 매우 어색함)

 자주 가거나 식당이 문을 닫았다. (X, 매우 어색함)

3. '~든' vs '~던', 1초 만에 구별하는 최종 비법

 

자, 이제 모든 설명이 끝났습니다. 복잡한 문법 용어는 잊어버리셔도 좋습니다. 이것 하나만 기억하세요.

 

선택은 ‘-든’, 과거는 ‘-던’

문장을 보고 이것이 ‘선택’에 관한 이야기인지, ‘과거 회상’에 관한 이야기인지만 구분하면 됩니다.

구분 ~든 (든지) ~ 던
핵심 의미 선택, 나열, 무관함 (Choice) 과거 회상 (Recollection)
확인 비법 '~거나'로 바꿔도 말이 된다. 과거의 말을 이야기하고 있다.
대표 예시 밥이든 빵이든 아무거나 어제 먹던 빵

 


‘-든’과 ‘-던’은 발음이 비슷해서 헷갈리기 쉽지만, 그 의미는 ‘선택’과 ‘과거’라는 명확한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배운 내용을 잘 기억하셔서 앞으로 글을 쓰거나 말할 때, 상황에 맞는 정확한 표현을 자신 있게 사용해 보세요.

 

이 작은 차이를 구분해서 쓰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의 문장은 훨씬 더 명확하고 자연스러워질 것입니다. 정확한 우리말 사용으로 글의 품격을 한 단계 높여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