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이치 사카모토의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라는 책을 읽다가 책 초반에 나오는 섬망 증상이라는 목차를 보면서 섬망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해서, 섬망이란 증상이 어떤 증상인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책에서 류이치 사카모토는 수술 후 섬망 증세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수술 후 약 일주일 동안 몇 차례의 간혈적 섬망 증상을 겪었다고 하는데요. 가장 증상이 심했던 것은 수술 다음 날이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눈을 뜬 순간 ‘지금 이곳은 한국의 병원이다.’라는 착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 착각을 겪을 때 그가 있었던 곳은 일본의 한 병원이었습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첫 섬망증상을 겪을 때 심지어 한국의 서울도 아닌 지방 도시의 병원에 본인이 있다고 착각을 했고, 짧은 한국어 지식을 끌어모아 어떻게든 간호사와 이야기를 해보려 애썼는데, 그러는 사이 한국인 간호사가 묘하게 일본어를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서서히 본인이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를 인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그 이후에도 몇 차례 섬망증상을 겪었는데, 몹시 무서운 섬망 증세도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그가 사용하는 컴퓨터가 다크웹에 해킹을 당해서 프로그램에 관한 이런저런 지식을 긁어모아 해결하려고 하는데 도무지 뜻대로 되지를 않았다고 하는데요. 컴퓨터 화면이 멋대로 조작되는 것이 확실히 보였고, 그 상황을 멈추려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손가락이 허공을 가를뿐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는 평소에 다크웹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아마 뇌의 어딘가에 우연히 흘러들었던 정보가 축적되어 섬망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기록하였습니다. 그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의 뇌가 일상적으로 보고 듣는 것을 이토록 방대하게 축적하고 있다는게 놀라웠다고 기록하였습니다. 참고로 다크웹이란 일반 검색 엔진에서는 찾을 수 없는, 온라인상에 존재하는 거대한 어둠의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수술 후 류이치 사카모토도 겪었던 섬망 증상이란 것이 과연 무엇인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섬망 이란?
사전적으로 섬망이란 갑자기 혼란스러운 느낌을 받으며 떨림을 느끼거나, 주의력 저하로 주변 상황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상태를 의미하지만, 의학에서의 섬망 증상은 보편적으로 정신병적 장애 증상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특히, 수술 후 또는 노인 및 중증 환자들에게 흔하게 나타난다. 큰 수술을 겪거나 앞둔 환자들에게 나타나거나 생사의 길을 걷는 중환자에게 주로 공포심을 동반한 피해망상을 보이며 그렇기 때문에 “의료진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라고 생각하거나 헛것을 보고 극심한 공포심을 갖게 되며, 낮보다는 밤이 되면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섬망은 지속성이 없어서 환자가 회복하면 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대체로 경고성 증상으로 환자가 건강상에서 급격하게 위험한 상태일 때에 발현되는데요. 주로 큰 수술을 했거나 암말기환자, 마취환자에게서 발현되기에 중환자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증상이라고 합니다.
섬망의 원인
섬망은 전체 병원 입원환자의 10~15% 정도가 경험한다고 하는데요. 제가 생각한 수치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섬망증상을 경험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수술 후 또는 노인에서 흔히 나타난다고 합니다. 노인이 골절, 외상 등으로 수술을 받는 경우 섬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노인의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에 의해 생길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감염이 되었을 때, 뇌에 산소공급이 잘 되지 않을 때, 혈당이 낮을 때, 약물에 중독되었을 때, 금단현상이 나타날 때, 열병이 났을 때 흔히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섬망 증상은?
섬망 증상을 겪게되면 밤에 불면증상을 보이며 사람, 날짜, 장소에 대한 지남력이 저하되고 환시, 환청, 환미, 환촉과 같은 것이 생길 수 있으며 비논리적인 사고, 피해망상, 의심 등을 흔히 보입니다. 또한 초조함, 과민성, 산만함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반대로 각성저하, 혼동, 진정 등의 증세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소리를 지르고 주사기를 빼내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충동적인 돌발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주로 밤에 심해지고 낮에는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섬망 치료 방법은?
섬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입니다. 해당 질환에 의해 위험한 상태이므로 원인 질환이 치료되고 몸이 회복하면 대체로 섬망증세는 치료됩니다. 약물 치료로 치료될 정도는 섬망 증상 자체가 미미한 수준일 때의 효과로 실질적인 치료라기보다 증상완화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원인 질환이 심각하여 섬망 증세도 심하면 의사와 상담해 복용하는 약물을 바꾸거나 다른 치료 방법을 찾아봐야 합니다.
섬망을 치료하지 않고 계속 방치할 경우 섬망이 치매로 악화될 가능성도 매우 높기 때문에 장기 입원 환자의 경우, 보호자들이 환자가 병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밤에 섬망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가족이 밤에 환자를 돌보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친숙한 환경을 위해 환자가 평소에 사용하는 물건을 한 두가지 병실에 가져다두어 정서적인 안정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단, 환자가 심한 초조와 흥분 증상을 보여 자신이나 주변에 위협이 될 수 있을 때에는 진정제나 수면제를 투여해야 합니다. 환자에게 오늘의 날짜와 장소, 사람에 대한 정보를 주기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좋으며 불필요한 외부 자극은 최소화하되 간접조명을 비추어 환자가 착각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상으로 저는 잘 모르던 증상인 섬망증상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제가 경험하지 못해서 몰랐는데, 입원환자의 10~15%가 겪는 증상이라고 하니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겪는 증상인 듯 합니다.
그럼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마치며,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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