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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식쌓기

세계 최고(最古)의 은행, 이탈리아 시에나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 역사

by 7hinking 2025. 10. 27.

'은행'은 우리 모두가 아는 곳이죠.오프라인 은행 지점은 조금씩 그 숫자가 줄어들고는 있지만..그래도 한 블록에서 여러 곳의 은행을 마주치기도 하고..스마트폰의 앱과 인터넷의 웹을 통해서도 만날 수 있죠.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큰 역할을 하는 은행은..경제가 굴러가는 데 꼭 필요한 핵심 기관입니다.

 

그런데 혹시 이 은행이 언제, 어디서 시작되었고..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은행이 어디인지 궁금했던 적 있으신가요?

 

근대적인 형태의 은행은 14세기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에서 탄생했다고 하는데요.당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피렌체, 제노바 같은 거대 교역 도시가 성장하며 금융업무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은행은..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아름다운 중세도시 시에나(Siena)에는..1472년 설립되어 오늘 까지..무려 55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리를 지켜온..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반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anca Monte dei Paschi di Siena, BMPS)' 은행이 있답니다.

 

1472년, 구홀(救恤)에서 시작된 은행의 탄생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의 역사는 르네상스 시대인 1472년 3월 4일, 시에나 공화국에서 시작되었어요.이 은행은 지금처럼 돈을 벌기 위해 설립된 은행이 아니라,당시 시에나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곳 이었답니다.

 

▶ 설립 배경: 15세기 후반, 시에나에는 페스트가 창궐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난에 시달렸어요. 게다가 고리대금업자들에게 시달리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이런 어려운 상황을 안타까워한 사람들이 모여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을 설립했다고 해요.

 

▶ 창립 정신: 당시 프란체스코 수도회 신부님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낮은 금리로 생활 자금을 빌려주는 구홀 기관을 만들었는데요. 이것이 바로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전당포 같은 곳이었는데, '몬테 디 피에타(Monte di Pieta, 자비의 신)' 운동의 일환이었답니다. 이름부터 따뜻하고 마음이 따뜻해지지 않나요?

 

 

▶ 이름의 의미 : 은행의 이름 중 '몬테(Monte_'는 '빌려주는 돈더미'를, '파스키(Paschi)'는 대출 담보로 잡았던 '목초지'를 뜻한다고 해요. 서민을 위한 금융기관이라는 것이 잘 보여지는 이름이죠?

 

이렇게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곳이었어요. 지금도 전당포 업무를 일부 이어나가고 있다고 하니, 550여년 동안 이어져 온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이탈리아 금융업 발전과 은행업의 기원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의 탄생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에서 은행업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기도 한데요. 이 은행의 역사를 통해 이탈리아 금융업의 발전 과정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고 해요.

 

● 중세 금융의 시작: 근대적인 은행업은 중세 후기부터 르네상스 시대까지 북부 이탈리아의 피렌체, 베네치아, 시에나 같은 상업 중심지에서 상인과 환전상들이 모여 발전했어요.

 

● '은행(Bank)'의 유래: 영어의 'Bank'나 이탈리아어의 'Banco'는 원래 '벤치(Bench)'나 '돌의자'를 뜻해요. 중세 이탈리아 환전상들이 광장에서 '벤치(banco)'에 앉아 환전하고 대출을 해줬던 모습에서 유래됐다고 하네요.

 

 

● 메디치 가문의 활약: 15세기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 은행은 유럽 전역에 지점을 둔 거대한 상업 은행으로 성장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복식 부기, 환어음 같은 현대적인 금융 기법을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은 '구홀'을 목표로 시작했지만, 나중에 토스카나 대공국에 합병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근대적인 은행으로 발전했답니다.

 

세계사의 파도를 넘은 몬테 데이 파스키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은 550여 년이 넘는 긴 역사 동안 수많은 정치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요.

 

● 현대적인 확장: 1861년 주세페 가리발디가 이끈 이탈리아 통일 이후, 은행은 시에나를 벗어나 이탈리아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근대식 은행 모델을 만들어냈어요.

 

● 위기와 공적 자금: 2000년대 들어 무리한 사업 확장과 공격적인 인수 합병, 파생상품 투자 실패 등으로 큰 부도 위기에 처하기도 했는데요. 결국 2017년 이탈리아 정부가 대규모 공적 자금을 투입해서 지분을 매입하면서 위기를 넘겼답니다. 이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은행이라 할지라도 빠르게 변하는 현대 금융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인거 같아요.

 

현재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은 다시 민영화 과정을 밟고 있다고 하는데요.시에나의 두오모 성당과 캄포 광장처럼...이 은행의 역사는 시에나 도시의 역사 그 자체이자, 서양 금융 역사의 살아있는 증거로 남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