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회계와 재무에서 중요한 용어 중 하나인 "대손충당금"에 대해 은행을 예시로 들어 알아보려고 합니다. 복잡해 보이는 이 개념을 하나씩 차근차근 이해해 보도록 할게요.
대손충담금 이란?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고객에게 빌려준 돈 중 일부가 회수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설정하는 비용입니다. 쉽게 말해, 고객이 빌린 돈을 갚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미리 준비해 두는 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손충당금은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평가한 뒤 이익의 일부를 적립해두는 돈입니다. 1억원을 빌려줬는데(대출) 절반을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면(평가) 손해에 대비해 5000만원을 미리 마련(대손충당금)해두는 개념입니다. 은행이 기업이나 고객에게 빌려준 대출에 대해, 자체적으로 평가한 대출 위험도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분류합니다. 추정손실에 가까워질수록 돈을 돌려받기 어려워지고 더 많은 충당금을 쌓아두게 됩니다.
대손충담금이 필요한 이유
은행은 다양한 고객에게 대출을 제공합니다. 개인 대출, 주택 담보 대출, 기업 대출 등 다양한 형태의 대출이 있죠. 그러나 모든 고객이 대출을 제때 갚지는 않습니다. 일부 고객은 경제적 어려움이나 다른 이유로 인해 대출을 갚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지 않으면, 은행은 예상치 못한 손실로 인해 재정 상태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대손충당금을 설정함으로써, 은행은 이러한 리스크를 미리 반영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대손충담금 계산 방법
대손충당금은 다양한 방법으로 계산될 수 있습니다. 은행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 두 가지를 소개해 드릴게요.
1. 과거 경험법
이 방법은 과거의 대출 손실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손충당금을 계산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평균적으로 전체 대출 금액의 1%가 회수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올해의 대출 금액 중 1%를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합니다.
2. 채권의 신용등급 평가법
이 방법은 대출을 받은 고객의 신용등급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는 방법입니다. 신용등급이 높은 고객은 대손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대손충당금을 적게 설정하고,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은 대손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손충당금을 많이 설정합니다. 이렇게 하면 더 정확하게 리스크를 반영할 수 있습니다.
대손충담금의 회계 처리
대손충당금은 회계상 '대손상각비'라는 비용 항목으로 처리됩니다. 회계 기말에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면, 손익계산서의 비용으로 반영되어 당기 순이익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재무상태표에는 대출채권에서 대손충당금이 차감되어 순액으로 표시됩니다.
대손충당금은 회계처리를 할 때 ‘비용’으로 분류합니다. 즉 대손충당금이 은행의 ‘이익’ 지표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죠. 대손충당금이 늘어났다는 말은 비용이 커졌다는 말과 같습니다. 비용이 증가하면 이익이 줄어들겠죠. 이익이 줄어드는데 대손충당금 적립을 반가워할 은행은 당연히 없습니다.
이익이 줄어드는게 싫어서 금융환경이 위험해져도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금감원은 은행업 감독규정에 자산별로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 기준을 적어두고 있습니다. 정상 대출은 0.85%를 대손충당금으로 쌓고, 나머지도 위험도에 따라 각각 7%, 20%, 50%, 100%로 쌓는 식이죠. 대출 차주가 개인인지 기업인지, 업종이 무엇인지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합니다.
대손준비금
만약 은행이 IFRS에 따라 자체적으로 평가해 돈을 쌓았지만, 금감원이 쌓으라고 정해놓은 돈보다 적으면 어떻게 될까요? 최소기준을 마련하지 못했으니 차액만큼 추가로 돈을 쌓아야 하는데, 이때 추가로 쌓는 돈을 대손준비금이라고 합니다.
대손준비금은 대손충담금과 다르게 비용이 아니라 ‘자본’으로 분류합니다. 대손충당금을 쌓을 때는 은행 입장에서 비용이 늘어났지만, 대손 준비금은 같은 돈을 쌓아도 비용이 아닌 자본이 늘어납니다. 금융기관은 자본이 많을수록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자본비율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죠. 다만 자본 중에서도 마음대로 꺼내 쓸 수 없는 법정준비금에 속하기 때문에 배당에 활용할 수는 없습니다.
대손충담금과 대손준비금의 공통점도 있습니다.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합니다. 안전한 대출상품이라 충당금을 적게 쌓았지만, 연체가 시작되는 등 부실해지면 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합니다. 반대로 위험했던 대출상품이 안전해지고 건전성이 높아지면 충당금을 줄이거나 돌려받게 됩니다.
돈을 돌려받는 방식에 차이는 있습니다. 쌓아뒀던 대손충당금을 돌려받으면 ‘영업외수익’으로 분류합니다. 쌓을 땐 비용이었지만, 돌려받으면서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죠. 대손준비금을 돌려받을 때는 자본에 속하는 ‘이익잉여금’으로 계산하게 됩니다.
다만 대손충당금이 적거나 대손준비금이 적다고 해서 은행들이 무조건 위험에 대비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은행들은 위기가 다가오면 손해를 감수하고 부실채권을 팔거나 소각해버리기도 합니다. 이 경우 충당금이나 준비금이 줄어들었음에도 실제 은행의 안전성은 더 좋아진 거니까요.
대손충담금의 중요성
대손충당금은 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적절한 대손충당금을 설정함으로써, 은행은 예상치 못한 대출 손실로 인한 재정적 충격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손충당금은 외부 투자자나 금융기관이 은행의 재무 상태를 평가할 때 중요한 지표로 사용됩니다.
오늘은 은행을 예시로 들어 대손충당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회계 용어지만, 그 중요성과 개념을 이해하면 은행의 재무 상태를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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